○ 수업 개혁
둘째 시간 후반. “선생님, 엄마 왔어요.” 수업참관 시간은 셋째 시간인데 일찍 오신 학부모들이 복도에서 기웃거리자 아이들 시선을 빼앗겨 수업이 안 된다. 엄마들 들어오시라 이르고 칭칭이 짝짝이 치며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목소리 돋우는데 “선생님! 은주가 토했어요!” 다급한 소리에 아이들은 몰려든다.
푸른 빛 위액이 책상 위를 흘러 바지를 적시고 마루바닥이 흥건하다. 휴지두루미 바삐 풀어 끈끈한 물질 치우는데 엄마들 나 몰라라 바라보기만 하여 밉고 야속한데 옆에 있던 한 엄마가 거들어주어 무척 고마웠다.
은주를 양호실에 뉘이고 흐트러진 아이들 자리에 앉혀 수업 시작 할 땐 엄마들이 교실 뒤 가득 찼다. 내 아이 동작 하나 하나에 얼굴 빛 달라지고 긴장하는 모습 훔쳐보며 내 아이에만 매달리는 욕심도 보았다.
아이들 순수함에 신기해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내 아이 행동에 안절부절 얼굴이 상기되고, 비교되는 아이들 살피느라 눈빛이 빛났다.
서른 아홉 아이들 모여있는 교실. 내 집 내 방처럼 가꾸고 내 아이처럼 챙겨야 함을, 공기 오염은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듯 우린 서로에게 다같이 소중함을, 서로 영향을 주고있어 조심하고 배려해야 함을 가르치려면 담임 혼자선 어려우니 엄마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식 당번 날엔 한 시간 일찍 와서 수업도우미 활동도 하고, 가지고 있는 특기를 알려주는 수업도 부탁했다. 엄마들 눈빛이 또 빛나고 있었다.
우리 반 엄마들 좋은 만남 좋은 인연 만들어 아이들 커 가는 동안 평생 동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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