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술
아이들 학교 오는 것이 즐거우라 춤추고 노래하며 사탕으로 꼬드기고, 동전 입에
넣고 배꼽으로 꺼내는 마술, 돈 만드는 마술사로 변신했다. 서툰 마술솜씨에도 환호하며 속아주는 아이들 실망시키지 않으려 또 다른 마술
배우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몇 가지 안 되는 기술 재탕 삼탕 우려먹고 밑천이 바닥이다.
"선생님, 시시해요. 다른 것
보여주세요."
"좋아, 실력을 보여주겠다. 남자가 여자로 여자는 남자되길 원하는 사람?"
저요! 저요! 교실이 떠나갈 듯 시끌하다. 말썽꾼 싸움대장 윤재를 불러냈다. 책상 위에 눕히고 아랫도리를 신문지로 덮었다. 눈을 감게 하고
주문을 외웠다.
"수리수리 마수리-" 아이들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말썽장이 윤재가 얌전하고 예쁜 여자가
되고 싶단다. 하나 둘 셋을 세 고 신문지를 치우는 순간 여자로 변해라 얏! 하-나 두우을-"
"윤재 큰일났다."
"일어나! 윤재야, 엄마한테 물어봐-"
"안 돼! 그대로 있어. 넌 여자가 돼야해."
아이들은 두 패다.
"얘들아, 조용! 마술 중에 정신집중이 안되어 실패하면 남자도 여자도 아
닌 사람으로 될 수도 있어." 히죽거리며 누어있던 윤재가 벌떡 일어난다.
"선생님! 남자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어요?"
"안되지. 한 번 변하면 남자론 안돌아 온다." 그러자 여자가 안되겠다며 울
상이다.
"넌 아이들 많이 괴롭혔으니 여자가 되어서 너 같은 말썽꾼에게 시집가야 돼."
단호하게 권했지만 멀리 멀리 도망을 가버린다.
기회가 왔다. 또 누가 바뀌고 싶다고 했느냐 다그쳤다. 난 아니라며 궁둥이를
빼고 서로 떠미는 순진한 모습들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여자-! 남자가 되고 싶어요?"
"아니요-!"
"남자-! 여자가 되고 싶어요?"
"아니요-!"
남자가 여자가 왜 좋은지
발표를 시켰다. 지저분해요. 잘난척해요. 애기 낳기 힘들어요. 그래도 애기 없으면 심심해요. 소변 볼 때 불편해요. 하나도 안불편해요. 군인
가요. 여자도 가요. 돈벌어 와요. 우리 엄마도 돈 벌어요. 빨래하고 밥해요. 우리 아빠도 해요. 끝이 없다. 아기 낳는 일만 같이 한다면 남자
여자 하는 일이 같은 양성평등 시대에 서있음이다. 자기의 성이 소중함을 알고 이성도 존중해야함을 알았으리라. 양성평등이 각성의 고유성을 잃어
가지는 않도록 해야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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