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봄 여름 갈 결

새암 2005. 3. 27. 17:18

봄 여름 갈 결
              


눈 녹은 양달에          
비 온 뒤 물오른 나뭇가지에
따슨 햇볕 더운 기운에
새싹을
꽃을
벌 나비를 봄

 

여름
꽃 와르르 무너진 처참한 가지
파란 잎사귀로 지우고
가지마다 마디마다
살구가
복숭아가
오이 호박이 여름

 


천둥 번개 쏘나기 이겨내
고운 매미 소리 들으며
여름내 살찌운 열매
빨노파 고운 빛 까슬까슬 영글어
엄니 소쿠리에
아부지 지게에
담겨 갈
실려 갈 가을

 


이파리 다 떨군 꿋꿋한 나무
속살엔 단단한 나뭇결 새기고
논배미 모 포기 결 예쁘고
까만 엄마 살 결
고와 가는 결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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