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1 학년 9
○ 덤으로 걸린 2월
농부는 씨 뿌려 가꾼 곡식을 가을에 거두지만 선생들의 가을걷이는 언제일까? 아이들이 놓고 간 초콜릿 예쁜 포장지를 열었다.
-오늘은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에요. 꼭 혼자만 드세요. 해인 드림-
세월은 흘러 저만큼 물러나 있어도 예나 지금이나 남자로 대접받는 기분을 누가 알랴. 늙지 않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를 안겨줌은 신의 특별한 배려이어라. 꼬마들과 씨름하며 잔소리하다 속 터지고, 속 뒤집어지고, 속 다 태워 버린 그 보상일 게다.
「학년을 마치며. 우리 반 어린이들을 활기차게 자라도록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지나친 욕심을 부려 다그칠 때가 많았나 봅니다. 그리하여 학부모님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이해하여 주시고 반을 위해 애써주신 학부모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담임」
새학기엔 어떤 아이들과 인연을 맺게 될까? 한 학교 근무기간 5년 이 되어서 다른 학교로 전출을 가야된다. 입소문으로 알게된 아이들이 가지말고 같이 2학년으로 올라가잔다. 우르르 몰려나와 사정없이 매달리고 끌고……. 교장선생님께 말하면 안 간다며 교장실로 몰려갈 기세다. 눈물겹도록 고마운 얘들아 나도 너희들을 무진 사랑한단다.
「선생님, 그런데요, 많이 섭섭하지요. 선생님 때문에요. 선생님, 그러니깐요 교장선생님한테 여기 있고싶다고 해요. 알겠지요? 요셉 올림.」
「애들아, 우리가 2학년이 되어서 선생님이랑 헤어지니깐 너무 슬프지? 우리가 2학년이 되어서도 조재석선생님 이었으면 좋을 텐데. 선생님말씀을 잘 안들어서 선생님한테 많이 미안해하고 있어. 말을 잘 들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교장선생님께 말해도 안 된대.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가셔. 우리들이 선생님이 가실 때 웃게 하며 보내자. 다보미가.」